Saturday, September 18

드디어쓰게됐다

1
강한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자가 강한거래
강한 여자가 아름다운게 아니라 아름다운 여자가 강한거래
현란한색상의 미끼로 색이바랜것처럼하얀 알비노고래를
그니까 가짜로진짜를
낚는 세상이래!
몰라암튼사람들이말을많이하더라고
자꾸자꾸말을하더라
말은많이하면실수하는데말이지.



2
어제는힘든날이었어
별로즐겁지않은고난의연속이었어
난신발을사고싶었을뿐인데!
그래서돈도있고몇사이즈의,어느회사제품인지 다 알고갔는데!
4군데나없다는거야제길
제에에에에길
짜증났어
사자마자갈아신을라고양말도챙겨왔는데말이야
제길.



3
신발집에가는길에(그때까지야모두헛된수고가될줄은몰랐지)
평소와는다른길을택했어
갑자기다른길을걷고싶어서머리를좀썼지.
근데미친, 도저히어디로이어지는길인지를모르겠는거야!
분명히원래길대로는 쭉가다가우회전이니까
우회전먼저하고쭉가면나타날텐데제길, 안나타나는거야!
나는정말이지심각한혼란에빠졌어
평생살면서그렇게무섭도록혼란스러운상태는처음이었어
머리가붕뜨면서나는대체어디에서있는지,어딜가고있는지,옆에는뭐가있는지
전혀!!전혀모르겠는거야
완전한무지의상태였지.ㅇㅇㅇ
갑자기oliver Sacks가생각나고
그의환자들이생각나고,특히그들중mariner이생각나고
걔처럼기억을상실하고시간을상실하고나자신을상실하는게아닌가
라는소름끼치는생각들이머리를스쳐지나갔어
그리고난멍!!!하니횡단보도앞에서멈췄어
다행인게빨간불이었거든
그래서난정상적인사람들에파묻혀서
마치나도그들의일원인양,마치나도계획대로퇴근하고있고친구를만나러가고있는데
빨간불이라잠시두발을모은양
무리속에서가만히있었어
근데갑자기그빨간불이파란불로바뀌는거야.제길
그래서그무리가갑자기경고도없이움직이는거야
빨간불을이기리라는도전적눈빛
그에응답하는확신에찬발걸음.
오오오오
나도함께할수밖에없었어
데굴데굴데굴


4
아그래서
내가그렇게힘들게정체성의혼란을겪으면서까지 명동에갔는데
두군데다내가필요한신발이없는거야
그래서종로그리고강남까지갔는데제길다들없는거야!
결국집에가는버스를탔는데또차가밀려서완전기어갔지버스가.
마구드는생각이나는방금뭘한것인가, 4~5시간을진빠지게돌아다녀서얻은건무엇인가
한심하다.
근데또드는생각이안철수가한말이었어
'저는효율성으로따지면실패자죠. 그러나효율적인게중요한건아닌것같아요'
와비슷한맥락의말이었어
비효율적으로사는것도문제가되지않고오히려그렇게하면서자신을알아가야한대나
암튼그렇다고!
난앞으로도비효율적으로살거야
맨날상식에의존하면안좋은거같아
기대,전통,개념을 마구깨면서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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